매 해 영국 경제지 이코미스트에서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를 순위별로 발표하는데요.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를 선별하는 중요한 기준들로는 주로 정치, 안정성, 환경, 교육, 문화, 대중교통, 위생, 헬스케어 등이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 또는 호주의 멜버른이 매 해마다 1, 2 위를 경쟁하고 있습니다.
비엔나에 살고 있는 입장으로써 개인적으로 비엔나에 살기 좋은 이유를 언급해보려고 합니다.
1. 안전성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여행을 많이 하기 때문에 소매치기를 많이 겪어서 유럽 국가들이 치안이 좋지 않다고 생각을 하는데, 비엔나는 정말 안전한 도시 중 하나입니다. 저도 비엔나에 몇 년 살다보니 정말 안전한 도시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밤에 여자 혼자 관광지를 돌아다녀도 괜찮을 정도입니다. 한국과는 다르게 밤이 되면 불 빛이 별로 없어서 매우 어둡습니다. 여행할 때 밤이 되면 너무 어두워서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식당 및 바 들이 늦은 시간 (새벽 2시?) 정도까지 영업할 정도로 비엔나 사람들이 밤에 활동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2. 정치
솔직히 오스트리아의 정치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 (한국 정치도 잘.. 몰..) 그렇지만,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성향을 생각해 볼 때 제가 아는 점은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하다는 점입니다. 서양 사람들 하면 떠오르게 되는 이미지 중 한 가지가 "개인주의" 인데요. 제가 오스트리아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해보면서 개인주의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모르는 게 있었을 때, 먼저 물어보지 않으면 절대 선뜻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모르는 것 같으면 주변에서 알아보고 먼저 도움을 주곤 하잖아요.) 반면에, 어떤 걸 물어보면 그때는 정말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세상 친절합니다.) 여기서 생각해야 할 부분이 개인주의와 이기적인 부분은 다른 개념입니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개인주의적인 부분이 강하지만 이기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냥 문화 차이인 것 같네요.)
3. 교육
오스트리아의 교육은 초, 중, 고, 대학교 과정까지 전부 무료입니다. 외국인에 한 해서는 약간의 대학교 학비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한국에 비하면 엄청 저렴한 금액이죠. 오스트리아는 거의 북유럽의 복지국가와 비슷한 정도의 복지정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야 하는 세금이 어마어마 합니다. 저도... 세금 구간을 확인해보니 42%를 내야하는 구간이더라고요.. 한국은 세금을 정말 적게 걷고 있는 나라죠. 이렇게 세금을 많이 걷어야지 교육과정을 무료로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세금을 늘리면 다들 들고일어나겠지만, 여기 사람들은 그 많은 세금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자신들이 그 혜택을 다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복지정책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고 살아갑니다.
4. 문화
비엔나는 클래식의 도시입니다.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등 많은 유명한 클래식 작곡가 및 음악가들이 음악을 하면서 인생을 보냈던 곳이죠. 그래서, 클래식 공연들이 대중화되어있습니다. 또, 과거에 유럽의 대부분을 지배했었던 합스부르크 가문의 유산들이 많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예전에 왕들이 거주했던 궁들도 많이 남아있고, 몇 백 년 된 건물들에 아직도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렇듯, 몇 백 년 된 유럽의 예술 및 문화가 남아있는 공간입니다.
5. 대중교통
비엔나의 대중교통은 정말 잘되어있습니다. 대중교통으로는 트램, 버스, 지하철, S-bahn(기차?)가 있습니다. 비엔나는 서울의 2/3 정도 크기에 곳곳에 대중교통이 연결되어있습니다. 유명 관광지라서 그런지 관광지와 가까운 곳들은 대중교통의 배차 간격이 2-3분 정도입니다. 지하철의 경우 금요일, 토요일에는 24 시간을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과는 다르게 인구가 적어서 그런지 지옥철 및 지옥 버스 같은 경우가 없습니다. 또한, 정말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다고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대중교통 정기권을 사면 따로 개찰구에 표를 찍을 필요 없이 무제한으로 자유롭게 버스, 트램,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그 이용권의 가격은 1년에 365 유로 (약 50 만원) 정도로 상당히 저렴한 편입니다. 하루에 1 유로 (1350 원)으로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6. 위생
비엔나에서 살면서 정말 좋은 점 중 하나는 곳곳에 쓰레기통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걸어서 1-2 분 거리마다 쓰레기통이 하나씩 배치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가끔은 어떻게 이 많은 쓰레기통을 관리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쓰레기통이 이렇게 곳곳에 배치되어있으니 거리가 깨끗할 수밖에 없죠. 한국에서는 이렇게 쓰레기통을 설치하면 많은 사람들이 집 쓰레기를 가져다가 버리겠죠? 한국에서는 집에서 쓰레기 처리를 위해 종량제 봉투를 구매해야 하지만, 비엔나에서는 집 근처에 배치되어있는 쓰레기 수거함에 그냥 쓰레기를 버리면 됩니다. (물론, 집 관리비에 쓰레기 비용이 포함되어있습니다.) 따로, 종량제 봉투를 사야 할 필요가 없죠. 그래서 집 쓰레기를 모아서 공공장소의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쓰레기통이 곳곳에 설치되었으면 좋겠네요.
7. 헬스케어
비엔나에는 병원이 상당히 많습니다. 또, 내는 세금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에 무료로 병원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복지국가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물론 단점도 있죠.) 사실... 병원 이용과 관련된 부분은 한국의 헬스케어 시스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의 병원비가 상상 초월이거든요...) 제가 생각했을 때 비엔나에서 헬스케어 시스템의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병가를 눈치 안 보고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아프게 보이면 병원을 가보고 쉬라고 말을 합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문화가 언젠가는 정착이 되겠죠?
제가 생각하기에 비엔나가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가 된 가장 큰 이유는 비엔나 사람들의 여유로움 때문인 것 같습니다. 비엔나에서 일을 하다 보니 한국에서 느끼기 힘든 여유로움에 대해서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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