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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근처에 오스트리아의 바다 같은 매우 큰 노이지들러라는 호수가 있습니다. 한 번 가야지 가야지 했는데 이제야 가게 돼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해봅니다.

 

노이지들러 호수  (Neusiedl am See)

 

아래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노이지들러 호수는 비엔나와 헝가리의 경계에 위치한 호수입니다. 엄청나게 넓어서 호수가 아니라 바다 느낌이 많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오스트리아에서 명품 쇼핑으로 유명한 판도로프 아웃렛에서 가까운 거리에 호수가 있습니다. 저희는 비엔나 중앙역에서 기차를 타고 노이지들러 호수까지 갔습니다. 비엔나에서 기차로 노이지들러 호수역까지 40 분 정도밖에 안 걸립니다. 예전에 일정을 알아봤을 때는 2-3 시간이 걸렸던 것 같은데... (잘 못 검색했던 거겠죠?..) 노이지들러 호수까지 가는 기차가 있더라고요.

 

노이지들러 호수

 

사실... 비엔나에서 노이지들러 호수를 가는데 문제가 한 가지 있습니다. 노이지들러 호수 역에서 실제 호수까지는 걸어서 40 분 정도가 더 걸리는 거리입니다. 기차역에서 꽤나 떨어져 있는 것이죠. 저희는 아침에 느긋하게 출발해서 노이지들러 호수 역에 도착을 했습니다. 노이지들러 호수 역이 판도로프 역 바로 다음이더라고요. 호수에 가려는 사람이 많은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역에서 내렸습니다. 역에서는 비엔나로 가려고 하는 사람들도 많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노이지들러 호수역
노이지들러 호수역..

 

역에서 내려서 출구로 나가면 바로 버스정류장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노이지들러 호수까지 가는 버스가 있는 것 같습니다. 포스트 버스라서 버스 기사님에게 티켓을 구매해서 탈 수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시간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노이지들러 호수까지 걸어가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저희와 같이 내렸던 사람들은 다들.. 버스를 타더라고요. 걸어가는 사람은 저희 부부밖에 없었습니다. 

 

노이지들러 호수까지 가는 길이 생각보다 잘 되어있습니다. 걸어가는 길에 와인 밭들이 있었는데 꽤나 아름다웠습니다. 와인 밭을 지나다 보니 와인이 먹고 싶어 지더라고요.. 오스트리아의 가을철 풍경을 느낄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 조금 더 걸어가게 되면 작은 마을이 나오는데 그 걷는 길이 참 좋았습니다. 가운데에 차가 다니는 도로가 있고 양쪽에 건물들이 일렬로 있는 길이었는데, 사람도 없고 낙엽이 날리는 여유로운 가을길을 걷는 느낌이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작은 시골마을을 돌아보는 것은 참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가을철 와인밭
노이지들러 호수 가는길

 

작은 마을을 통과하게 되면 호텔들이 나오고, 조금 더 걸어가면 그 마저도 사라져서 건물을 보이지 않고 직선 길이 나오게 됩니다. 노이지들러 호수가 휴양지인지 호텔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호텔들이 있던 길에 일반 집들도 있었는데, 어떤 집 앞에는 기차가 전시되어있었습니다. 뜬금없이 증기기관 기차가 전시되어 있어서 사진으로 남겨놓았습니다. 한국에서도 보지 못했던 증기기관 기차를 이런 곳에서 볼 수 있었네요.

 

또, 주변을 보면서 걷다가 작은 오스트리아의 교회를 발견했습니다. 오스트리아가 천주교 국가라서 한국과 같은 기독교 교회를 보기 힘든데, 교회가 있긴 있더라고요. 작은 교회가 한국에 있는 시골교회 같은 느낌을 줬고, 아기자기하게 작아서 너무 귀여워 보여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후 건물들은 다 사라지고, 직선으로 된 길이 나오는데 한쪽에는 가을느낌이 나는 억새들이 바람에 날리고 있더라고요. 노이지들러 호수까지 걷는 길이 새삼 오스트리아의 가을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증기기관 기차
오스트리아의 작은 교회
억새가 보이는 길

 

그 직선으로 된 길을 따라가다 보면 노이지들러 호수와 만나게 됩니다. 노이지들러 호수를 보면 두 가지 측면에서 적지 않게 당황을 하게 됩니다. 하나는 너무 넓은 호수라는 점... 지평선이 보일 정도입니다. 호수에 비치도 있어서 흡사... 바다를 연상케 합니다. 바람도 정말 많이 불어서 많은 사람들이 추운 날씨임에도 페러글라이딩? 같은 장비를 차고 물 위에서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당황스러운 점은... 노이지들러 호수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호수는 엄청나게 큰데... 산책할 수 있는 곳은 10 분 정도면 다 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자전거로는 호수를 둘러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막상 호수에 놀러 와도 할 만한 것들이 별로 없어서 20-30 분 정도면 다 볼 수 있습니다. 

 

노이지들러 호수

 

보통 오스트리아의 호수를 가보면 물이 새파랗고 투명하고 깨끗한 느낌인데, 노이지들러 호숫물은... 진흙탕 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바람도 정말 많이 불어서 파도도 치고 있었고요. 5분 정도 잠깐 호수를 구경하고 근처에 있는 카페로 향했습니다. 사실, 점심을 먹지 않아서 배가 고팠거든요. 근처에 카페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으나... 메뉴판을 보고 가격에 놀라 커피 두 잔과 마카롱 2개만 시켰습니다. 주변에 카페들이 별로 없어서 독점적으로 장사하다 보니 가격이.. 너무 비싸더군요.

 

게다가, 대부분 예약을 하고 식당을 방문한 터라, 자리가 없어서 저희는 바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금 불편하긴 하더라고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노이지들러 호수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은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커피와 마카롱

 

저희는 커피를 마시고 다시 비엔나로 가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노이지들러 호수에서 구경할 만한 게 없더라고요. 오히려, 노이지들러 호수까지 걸어오는 길이 더 볼만한 게 많았습니다. 호수에서 20-30 분 구경하고 커피를 30 분 정도 마시고 바로 비엔나로 향했습니다. 노이지들러 호수는 여유 있으신 분들이 와야 할 것 같네요. 비엔나 근교 여행으로 올 수는 있지만 다른 근교들을 에 비해 볼 만한 게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바다 같은 호수를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호수가 바다같은 느낌을 준다는 게 상상이 안 가지 않나요? 비엔나에 오셔서 여유가 많으시다면 한 번쯤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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